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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수육은 부먹일까 찍먹일까?

이 난제는 많은 이들로 하여금 식탁위의 잔 다툼으로 번지는건 물론 온라인 상에서도 티격태격 하게 만드니 전 국민적 난제라 할 수 있다.

혹자는 어느 중국 요리사의 인터뷰를 통해 역시 탕수육은 부먹이 진리라 주장을 하지만 음식을 먹는데 있어 진리가 어디있겠는가.




내 경우 음식을 섞어 먹는 방식을 그리 선호하지 않는다.

때문에 밥과 국을 먹을 땐 가급적 식기를 따로 쓰려 한다.

밥과 국을 함께 내어 놓는 국밥이란 더운밥을 즐기는 민족이기에 전기밥솥 같은 제품이 발명되기 이전 주막 같은 곳에서 찬밥이 아닌 국에 말아 내어 더운 밥을 즐길 수 있게 만든 시스템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알고(어디까지나 추측) 있는데 전기밥솥에서 24시간 언제나 더운 밥을 즐길 수 있는데 뭣하러 국에 밥을 함께 말아버리나 싶다.




서론부터 부먹 찍먹 국밥 이야기를 꺼넨 이유는 바로 41년 전통 성북동 한성대 맛집인 옛날중국집의 탕수육의 특징 때문이다.

성북동에 위치한 한성대 맛집인 옛날중국집의 탕수육은 야들야들한 살을 아삭한 튀김옷으로 코팅한 탕수육이다.




이를 살리기 위해 주인장은 탕수육에 소스를 붓지 말고 찍어 먹으라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탕수육 전에 나온 소스도 여느 중국집과 달리 랩으로 감싸 그 신선도(?)를 유지시키는 노력을 기울이니 어찌 맛이 없을 수 있을까 싶다.




조금 더 자세히 탕수육 한점을 들어 살펴보려한다.

보통 탕수육의 고기는 탱탱하거나 단단한 반면 옛날 중국집의 탕수육 고기는 육질이 매우 보드랍다.

때문에 씹어대면 아사삭하는 튀김옷이 부숴지는 소리와 함께 촉촉한 고기맛을 맛볼 수 있어 그 자체로 한점의 아트라 불리울만한 수준이다.




대표 메뉴인 탕수육을 살펴봤으니 이젠 인테리어에 대해 한마디 해보려 한다.

이집의 컨셉은 80년대에 멈춘 듯한 인테리어다.




듣자하니 옛날중국집은 아니지만 다른 어떤 가게는 옛날, 고향맛 컨셉을 지키기 위해 일부러 간판이나 메뉴판에 오타를 내기도 하고 손글씨로 삐뚤빼뚤하게 만든다고도 한다.

그럼 사람들은 아 이집은 정말 오래되고 정이 있고 깊은 맛을 내는구나 하며 속게 된다한다.

오타를 보면서 주인이 무식하구나 하며 가볍게 넘기진 말자.

적어도 우리보단 한 수, 두 수 위인 사람들 아니겠는가.




간장과 식초 그리고 고추가루 통도 철저히 이런 컨셉에 맞춰 설계되어 있는듯 싶다.




요즘은 이런 병을 쓰는집이 드문데 다시 보니 반갑기도 하고 여튼 그렇다.




이날 성북동 오래된 옛날 중국집에서 탕수육과 함께 이것저것 시켜보았는데 아쉽게도 다른 음식들은 내 입맛과는 거리가 존재하였다.

추천해준 지인은 이날 주방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안계셔서 맛이 없는것 같다며 안타까워 하며 탄식하는 표정에 공감이 갈 수준이었다.

때문에 8시에 일찍 문을 닫기도 하였으나 이만 저만 손해가 :)


먼저 볶음밥.

이 역시 주인장의 어드바이스가 있었는데 춘장과 한번에 섞지 말고 먹을 때 마다 함께 떠 먹으라 한다.




볶음밥 위에 올려진 계란후라이가 옛 기억을 되새기게 만든 점은 바람직스러웠지만...

춘장이 그리 썩 맛있거나 볶음밥 역시 그런 룰을 지켜가며 먹을 정도의 맛은 아니었다.





짜장면 역시 그리 훌륭하지는 않았다.

다소 특이하다 느낀점은 면이 얇아 약같 동남아 음식이 떠올랐다란 점 정도




양장피도 좀....

겨자맛이 좀 많이 약했다.

날 계란이 올라가 있는건 독특하다만...




남은 와사비 소스까지 모두 부어 봤으나 양장피 특유의 톡쏘는 겨자 맛을 느끼기엔 좀 부족하였다.




그래도 이래저래 다 막고 나니 한정식 한상을 해치운듯 마음이 뿌듯해졌다.

한정식하니 또 떠오르는 잡생각이 요즘은 한정식도 세계화네 뭐네 하며 코스식으로 나오는데 여간 마땅치 않아 보인다.

한정식은 상다리가 휘어질정도로 한상 가득 차려나와 어느것부터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맛이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싶다.

이날 성인 남성 6명이 배부르게 먹고 마시고 하니 대략 9만원 가까이 나왔다.




다 먹어버리고 나와보니 반장님 댁.

반장님이셨군요? :)




내부는 물론 외관까지 언제 달려있었을지 모를 시범위생업소 간판엔 1호라 적혀있다.

참 꼼꼼하다.

참고로 간판엔 41년 전통 이란 문구가 박혀있는데 식사를 하는 동안 배석한 이들이 모두 궁금해하였다.

과연 저 숫자는 매년 바뀌는 것일까?

해서 찾아보니 정말 매년 바꾸고 있었다.

정말 마케팅에 신경을 많이 쓰는 집이 아닐까 싶다. 




돌아오는 길엔 대로변에 우둑허니 앉아있는 소녀상에 눈길이 간다.

말이 많은 일본 대사관 앞 소녀상은 아니지만 

북핵으로 인해 점차 잊혀지고 있는 2016년 1월이지만 조만간 대사관 앞 소녀상은 철거 문제로 한번 크게 홍역을 치루겠지 싶다.

정부에선 그런일은 없을것이다 말은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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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ippa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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