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보니 역시나 방은 뜨겁지만 얼굴바로 위부터 찬바람이 쌩쌩붑니다.
군시절로 다시 돌아간 기분입니다.
서둘러 짐을 챙겨 목적지인 불국사로 이동했습니다.
나올때 게스트하우스 주인이 하는말이 요즘 경주를 많이 찾는다 합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1박2일과 런닝맨이 또 헤집고 다녔나봅니다.
런닝맨은 그렇다 쳐도 1박2일은 좀 원 취지대로 산에가서 복불복이나 했으면 합니다.
한국의 관광 산업을 부흥시키기 보단 흙탕물질 뿐입니다.
좋은걸 나만 알겠다는게 아니라 별 관심도 없는 사람들이 TV에 나온곳이니 너도나도 몰려들어 주변 물가 오르게 만들고, 붐비게 하고 그나마 남아있던 멋까지 송두리째 뒤흔들어 버리는 상업방송의 폐해가 너무 심각하기 때문이죠.
결정적으로 재미도 초창기에 비해 반감되었습니다.
일예로 가장 대표적인 악영향은 서울의 낙산벽화 사건입니다.
사진사들에게 소소한 담을거리를 이승기 날개벽화로 소개하자마자 웃통벗고 괴성질러대며 밤까지 술퍼마시고 주민들에게 피해를 끼치니 원 작가가 날개 벽화를 지워버린 일.
일단 경주는 주차에서 시작해서 주차로 끝났습니다.
2천 원. 조금만 주의를 하면 주변에 무료로 차를 세울곳이 있지만...
초행길이 그렇듯 들이밀기 정신도 부족하여 그냥 달라는대로 다 주차했습니다.
불국사에도 2천 원 주차비를 지불하고 인당 4천 원이란 거금을 내고 들어갔습니다.
단순 계산을 해보자 인당 4천 원에 학생은 1천 원... 그렇게 하루에 천 명 잡고 1년이면??? 헐
입구를 지나 뒤 돌아보니 빛이 좋네요.
들어서자마자 여기 저기서 들려오는 시장소리.
그룹마다 가이드가 마이크로 열심히 설명중입니다.
아 조금 더 일찍 왔어야 하는것인가.
상상했던 느긋함 대신 20년 전 내 모습도 저러했을... 교차됩니다.
2주만 일찍 왔다면 단풍이 절경이었을 듯 싶네요.
전국민의 난제
다보탑이냐 석가탑이냐?
절 중앙을 벗어나면 조금은 한적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와 그늘도 좋고
뛰어다니는 학생들도 그리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불국사 = 수학여행이니
그리고 교과서에 어김없이등장하는 익숙한 풍경.
저 다리는 문화재이므로 일년에 딱 하루만 개방된다 합니다.
석가탄신일.
가이드인지 선생님인지 모를 저 분은 다리 폐쇄의 이유로 학생들이 난간에서 미끄럼을 타는 등 문화재 훼손이 심각해서라며 학생들에게 책임을 전가시키고 있습니다.
폐쇄이유가 학생들이라면 저 학생들이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다 우리세대들의 학창시절의 죄라면 죄 아니겠습니까?
가까이 가서 한방 더.
다음은 경주의 대표 석굴암 선수 되시겠습니다.
불국사에서 차로 10여분을 구불구불 이니셜D를 찍으며 오르면 주차료와 입장료를 낸 후 600여미터를 또 걸어가야만 볼 수 있는 석굴암.
물론 이 사진은 석굴암이 아닙니다.
석굴암은 동굴이고 그 앞에 기와 절을 세운 구조더군요.
석굴암 내부는 촬영이 금지되어있어 촬영은 할 수 없던데 왜 못찍게 하는지는 이해가 가질 않았습니다.
박물관 내부에서도 삼각대와 플래쉬가 없다면 촬영이 가능한 유물들도 많은데...
입구 주차장 한켠엔 할머니들이 군밤과 은행을 구워 팔고 계신데 스무개 남짓? 3천 원 합니다.
은행도 맛보고 싶어 은행 두 알만 주이소 말을 건네니 통크시게 두 알씩 먹으라며 네 알을 주셨습니다.
군밤에 설탕물을 끼얹었는제 끈적거리는게 무쟈게 맛있었습니다.
살면서 제일 맛있게 먹은 군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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