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곱창하면 사람들은 지금은 재개발로 사라져버렸지만 으레 왕십리곱창과 아직도 성업중인 교대 곱창을 떠올린다.

나역시도 왕십리곱창을 즐겨 다녔지만 왕십리곱창은 신당동떡볶이촌이나 신림순대타운처럼 모여 있어 시너지를 낸 곳이지 맛에서만큼은 그리 후한 점수를 주기 힘든 곱창이라 판단된다.


곱창에 대한 기억은 1989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학생 시절 동대입구 앞에서 종로5가곱창집이라고 유명한 곱창집이 있었는데 그곳에서 초등학교 동창 친구녀석의 생일날 맛본게 처음이었다.

그것도 소곱창이 아닌 곱창볶음.

생소한 향이 거북스럽기도 하였기에 그리 썩 기분 좋은 식사는 아니었던것으로 기억된다.




이후 시간이 흘러 대학교를 졸업하고 이런 저런 기회를 통해 곱창볶음의 맛을 알게 되었고 주머니 사정이 나아지는 직장 생활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소곱창을 접하게 되며, 돼지곱창과 소곱창 각각의 맛에 빠져들게 되었다.


그러던 중 20대 후반에 알게된 수유역의 30년 전통의 맛을 지켜오고 있는 수유역 맛집 황주집.

이 황주집을 10수년째 다니고 있으니 소개하지 않을 수 없지 않겠는가?

지금부터 소곱창의 지존 황주집을 소개하고자 한다.




황주집의 가장 큰 매력은 맛과 가격은 기본이고 서비스로 나오는 싱싱한 간천엽이라 하겠다.




다만 간천엽은 공휴일에는 하지 않아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천엽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주말은 피해서 가야 한다.

가격 역시 빠질 수 없는 매력적인 부분인데 가장 많이 찾는 혼합곱창이 450g 한판에 20,000원밖에 안한다.

즉 2만 원에 소주 2병이면 2만 6천 원이면 두명이서 충분히 즐길 수 있다란 이야기이다.

거기에 볶음밥까지 포함하면 게임끝




내부는 보다시피 허름하다.

허름함이 곧 맛집의 척도는 아니지만 가격에 영향을 줄 순 있다.

곱창 가격이 저렴한 이유도 사장님 말씀에 따르자면 임대료가 저렴한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라 한다.




협소한 공간과 좌석에 따라 조금 움직이면 뒷사람과 등이 서로 맞닿는 불편함이 있지만 또 그런맛에 황주집을 찾는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과음한 상태에서의 오버액션은 자칫 다툼의 불씨가 될 수 있으니 조심스러울 필요는 있겠다.




참고로 진주집은 저런 테이블 위주가 아닌 방이 주를 이루는 구조이다.

가격과 맛은 서로 비슷하니 꼭 황주집만 고집할 필요는 없겠다.

진주집 역시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으며 10미터도 떨어져 있지 않다.




곱창 냄새가 옷에 베일 수 있어 제공되는 옷 보관 비닐봉투




이게 제공되는 천엽과 생간.

천엽(처녑)은 소나 양, 사슴 같은 반추동물의 제3위(胃)를 말하는 것으로 주로 소금 참기름장에 찍어 먹는데 꼬들꼬들한 식감과 고소한 맛을 음미할 수 있다.




일단 천엽이 나온 후 바로 곱창이 나온다.

(혼합곱창 20,000원)




황주집의 매력들 중 또다른 매력은 친절이다.

일전에 코스트코 직원의 부적절한 서비스 정신에 대해 일갈한 적이 있었는데 황주집 주인과 종업원의 친절도는 십수년째 그대로이다.

조근조근한 말투와 때되면 잘 구워주시며 건네시는 말씀 하나하나가 음주로 인해 업된 손님의 마음을 잡아준다.




참고로 염통과 위 부분은 굽기 시작한 후 짧은 시간내에 마치 소고기와 같이 먹어주는게 훌륭한 맛을 즐길 수 있고 다른 부위는 초보자가 탔네? 할 정도로 잘 뒤집어 가며 구워주는게 곱이 잘 나와 고소한 맛을 즐길 수 있다 한다.

(황주집 사장님이 구워주시며 건네주신 곱창 즐기는상식)




잘 익은 녀석 하나 집어 기름장에 촉촉히 적셔 한입 먹어본다.

꼬돌꼬돌하며 약간은 질겅 거리는 그러며 고소한 맛이 썩 괜찮다.

다만 내 입맛이 변한것인지 모르겠으나 일반 곱창은 조금 쓴맛이 느껴졌다.

사장님이 구워주시며 잘 굽지 못하면 질겨지고 쓴맛이 느껴진다 하셨는데 바로 그맛이었다.

그래도 예전엔 이런 맛은 아니었는데.... 

곱창을 예전엔 내가 더 잘굽거나 그러지도 않았는데.... 

의아하긴 하였지만 그려려니 싶었다.

반면 극혐인 대창은 정말 맛있었다.

정말 고소하고 사르르 녹는게... 내 입맛이 변해서인지... 예전엔 누가 공짜로 줘도 안먹을 맛이었는데 말이다.

모를일이다.




이후 추가로 주문한 볶음밥 1인분.

공깃밥과 김가루 그리고 매번 궁금한 저 하얀 가루




볶음밥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한 번 감상해보겠다.




완성된 볶음밥!~

곱창집을 운영했던 지인의 말로는 저 사각불판이 각 때문에 여간 닦기 힘들다 한다.

만드는 분의 노고와 닦는 분의 노고를 느끼며 먹어야겠다. ㅎㅎ




한 2년 만에 방문한 황주집인듯 싶다.

사장님은 여전히 친절하셨고 사람들은 여전히 많다.

달라진건 나와 내 주변 사람들뿐.


10년이 지나도 20년이 지나도 이런 오래된 집들이 계속 남아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수유역 맛집 황주집의 위치는 강북구청에서 대각선 방향 100m정도 되는 곳에 위치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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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ippa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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